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

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

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

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

하고 싶은 모든 말들 

아껴둘 때마다

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

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 

불안전 한 것은 아니야

내게도 고운 이름이 있음을 

사람들은 모르지만

기다리는 법을

노래하는 법을

오래 전부터 배웠기에

기쁘게 살 뿐이야

푸름에 물든 삶이기에

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

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



이혜인, 풀꽃의 노래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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